[뉴스프리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한 주…어떻게 달라졌나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방역당국이 내건 지침 중 우리 생활을 가장 많이 바꿔놓은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란 생소한 말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모임이 취소되고 시차 출근제, 재택 근무, 혼자 밥먹기처럼 익숙지 않던 일들이 일상이 됐죠.
특히 지난 주부터는 큰 불길은 잡은 코로나19를 최대한 진정시키기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는데요.
이번 주 뉴스프리즘은 한 주간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달라진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 공무원도 재택근무…사회적 거리두기 고삐 죄는 정부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부터 앞장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자고 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정부 부처를 가보니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는 직원들이 손을 소독하고 체온을 재는 모습은 이미 일상이 됐습니다.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사무실 곳곳에서 빈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서울청사 식당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든 식탁에 칸막이를 설치했고, 의자를 중간중간 빼놔 마주보고 식사하지 않게 했습니다.
식사시간도 많은 직원들이 한 번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했습니다.
최근 해외 입국자 중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외교부는 직원들과 해외 인사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외출장을 자제하고, 일반적인 외교 행사도 연기하거나 취소했습니다. 아울러 사무실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서 2교대 근무와 별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앙부처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의왕시청은 지난 목요일부터 브리핑룸을 폐쇄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같은 조치가 잇따랐습니다.
기자회견 등이 있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강도로 추진됨에 따라 우리 시도 솔선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집회 행사를 금지함은 물론, 내부적으로 대면 회의도 금지하는 등 강력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정부는 장병들의 외출을 통제하고 퇴근 후 사적인 모임을 자제하도록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DJY@yna.co.kr)
▶ 더 얼어붙은 자영업…대기업마저 '비상 전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명소로 알려진 한 전통시장, 하지만 손님은 마스크 쓴 상인들보다도 적습니다.
이 시장서 25년을 버틴 유충순 씨는 하루 벌이가 몇만원뿐이라 모아둔 돈으로 버틴다고 말합니다.
"IMF도 겪었고 사스, 메르스도 겪었는데 이번이 힘든거 같아요. (예전에) 한 2∼30만원 팔았다 하면 지금은 2∼3만원 팔고 가니까…그래도 참고해야지…"
한창 붐빌 점심시간에 식당은 텅 비었습니다.
다음 달 5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탓도 큰데 사장 초수자 씨는 이달 월세도 밀릴 형편입니다.
"직원도 다 내보내고 아들하고 둘이서 하는데 진짜 힘들어요. 집세를 2월달도 못내고…3월달 건 더 생각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아예 장사를 접은 곳도 속출합니다.
이번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서울시 내 폐업한 식품위생업소는 1천 600곳에 달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위기에 직면한 것은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공장들이 속속 멈추며 1분기 이익전망이 15%나 줄어든 현대자동차는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다시 출근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존 운영되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위기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항공, 정유업계 사정은 더 나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전직원이 15일 이상 무급휴직하고 임원은 급여 60%를 반납합니다.
현대오일뱅크도 임원들 급여 20%를 반납받고 각종 경비를 70%까지 삭감합니다.
코로나19 한파는 고용시장까지 번져 매출 500대 기업 약 20%가 상반기 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업들은 이제 비상대책을 넘어 생존을 위한 경영계획 전면 수정에 들어갈 채비 중입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 문 여는 학원들…학생들은 "공부하러 가야죠"
서울의 대표적 학원가인 서울 대치동 일대.
코로나19 탓에 학원들이 몇 주간 문을 닫자 갈 곳이 마땅치 않던 학생들은 근처 스터디카페로 향했습니다.
"스터디카페나 그냥 집에서 (공부)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집에서 공부가 안 된다, 그런 친구들은 스터디카페를 많이 나오는…"
하지만 방역지침과 반대로, 문을 연 학원들은 수업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합니다.
"많은 영세학원은 물론 중소학원들까지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학원비 환불, 강사 인건비 및 임차료 지급 등으로 운영난에 처하게 됐습니다."
결국 일대 학원 대부분이 수업을 재개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스터디카페로 왔던 건 사실인 것 같은데요. 학원들이 최근에 잇따라 개원을 하면서 (찾는 학생이) 많이 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학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학원 문을 다시 연 게 나아요?) 공부를 해야 되니까. 엄마가 안 보내거나 그런 애들도 있어요."
공무원 시험준비 학원이 밀집된 노량진 사정도 비슷합니다.
"이번 주부터 다시 열었고,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마음도 안 잡히고 하니까…"
다만, 최근 학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강생이 나오면서 학생들 간의 자리간격을 유지하라는 정부 지침이 지켜지기도 합니다.
"책상 한 개를 띄워놔요. 기존에는 다 붙어있었는데 이제는 책상에 못 앉게끔 아예 A4(종이)에 인쇄를 해서 붙여놔요."
하지만 학원들은 지원은 없이 지...